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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8. 4 이언0님 자연주의 출산후기

안녕하세요! 출산한지 2주밖에 안됐지만 체감상으로는 오래 전 일처럼 느껴지네요.

곧 조리원 퇴실이라 집에 가면 후기 남길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부랴부랴 남겨요^^;;

 

임신 전부터 자연주의 출산에 관심이 있어 안산에 있는 조산원을 알아보다 조금 불안한 마음에 자연주의 출산을 지향하는 병원이 있는지 찾은 결과 조은* 산부인과에서 르봐이예 분만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35주? 정도까지 조은* 산부인과를 다녔어요.

분만을 거의 앞두고 원장님께 상담을 받는데 제가 생각하던 자연주의 분만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 다시 조산원을 알아보던 찰나, 우연히 B* 산부인과를 알게됐어요. 진통을 하다 출산 직전이 되면 분만대에서 아기를 낳는 조은* 산부인과와는 달리 B* 산부인과에서는 출산의 순간까지 원하는 자세로 분만대가 아닌 진통을 하던 그 자리에서 신랑과 함께 아기를 맞을 수 있었어요. 여기다! 싶어 바로 병원을 옮겼고, 왜 진작 알지못했을까.. 하는 아쉬움 반, 늦게라도 제대로 된 자연주의 출산 지향 병원을 알게 되었다는 안도감 반으로 출산을 기다렸답니다.

 

초산은 예정일보다 늦게 나온다는 말이 있어 느긋히 기다렸지만 41주가 다 되도록 감감 무소식이라 결국엔 41주 3일째 되는 날 유도분만을 하기로 하고 하루 하루 자연진통이 와주길 절실히 기다렸어요.. 그랬더니 아기에게 전해진건지 유도분만 예정일 하루 전날! 자연진통이 왔네요!

 

초산이다보니 진진통인지 가진통인지 몰라 밤새 참다 3~4분 간격 진통일 때 병원으로 갔어요. 새벽 5시, 병원에 도착해서 진통 주기와 아기 심박수를 재며 자궁문이 열리길 기다렸어요. 기다리는 중에 출산의 3대 굴욕이라 불리는 관장, 제모, 회음부 절개 중 제모와 회음부 절개는 하지않았지만 저는 자연진통 전에 변비로 고생했던 터라 간호사분께 제가 먼저 관장해달라고 부탁드려 관장을 했어요. 관장 후 점점 진통 간격은 짧아지는데 자궁문은 열리지 않아 진통을 견뎌내던 중 조산사 선생님께서 오셨고 감통을 위해 짐볼도 타고 신랑과 병원 복도도 걷고 욕조에서 따뜻한 물에 들어가기도 하며 진통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 시간을 보내게 해주셨어요.

 

신기하게도 욕조에 있는 시간은 정말 진통이 약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 이후 진통 간격은 더 짧아져 1분30초 간격이 되자 너무 힘들어 조산사 선생님께 빨리 낳게 해달라고 애원했어요. 조산사 선생님께서는 도와주시겠다며 내진하시며 질쪽을 넓혀주시고 양수도 터트려주셨어요. 이 덕분에 진행은 빨리 되는 것 같았으나 저는 이 이후로는 기억이 희미할 정도로 그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통증에 거의 울부짖었던 거 같아요. 출산의 고통이란게 이런거구나…싶었어요.

 

그냥 몇번이고 반복해서 조산사 선생님께 아기가 언제 나올 것 같냐고, 얼마나 더 있어야 되냐고 계속 물었던 것 같아요. 저의 경우, 자궁문은 다 열렸지만 아기가 골반에 걸려 내려오지 못하고 있어 시간이 많이 지체됐었어요. 그 순간들에도 몇 번의 내진과 힘주기를 하는데.. 그 때만큼은 조산사 선생님이 어찌나 악마로 보이던지…. 저승사자같았어요…ㅎㅎㅎㅎㅎ 그렇게 힘주기를 반복하고 정말 나올 거 같다는 조산사 선생님의 말에 힘을 내 원장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리며 정말 젖먹던 힘까지 내며 견뎌냈어요.

 

한 시간여 사투 끝에 원장님이 오셨고 몇 번의 힘주기와 함께 아기가 쑥~하고 나오는데 그때의 그 느낌은 진통보다도 더 진하게 뇌리에 남아 잊혀지지가 않네요. 아기가 나오자 거짓말같이 진통이 사라지고 아기만 보이는데 그 감정은 겪어보지 않으면 아무리 얘기를 해도 모를 것 같아요. 회음부는 따로 절개하지 않고 아기가 나오면서 자연열상이 생겨 원장님이 꼼꼼히 꼬매주셨어요.

 

인위적인 절개가 아니여서 그런지 조리원에 있는 자연분만 산모들 중에 제가 회복이 제일 빨랐던 것 같아요. 4~5일 정도만에 회음부 방석없이 앉을 수 있었네요. 그리고 자연주의 출산을 원했던 가장 큰 이유는 아기와의 교감이였는데 원했던 것처럼 아기가 나온 후 탯줄을 바로 자르지 않고 제 품에서 안정을 취하게 하고 일부 후처치 후 아빠가 탯줄을 자르고, 나머지 후처치를 하는 동안 아빠 품에도 안겨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 이후 후처치가 완전히 끝난 후 우리 세 가족만 남아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다들 자리를 비켜주셔서 오붓하고 느긋하게 세상에 갓 나온 아기와 인사를 나눴어요.

 

진통의 쓰나미가 지나고나니 저승사자처럼 보이던 조산사 선생님이 어찌나 천사로 보이던지…ㅎㅎㅎ 초산임에도 불구하고 9시간만에 순산할 수 있게 도와주신 조산사 선생님께 너무 감사해서 몇번이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조산사 선생님뿐만 아니라 분만실에 계시던 간호사 분들도 너무너무 친절하셔서 정말 감동받았답니다. 형식적인 친절이 아니라 정말 엄마처럼 따스히 육아 팁도 알려주시고 모유수유 성공할 수 있도록 틈틈히 챙겨주시고 정말 감동 그 자체였어요!! 둘째를 가지게 되면 무조건 저는 다시 B* 산부인과를 택할 거 같아요. 너무 좋은 말만 해서 광고같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절대 절대 광고가 아니고, 외래로라도 진료 받아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 거에요~~ 외래에 계신 분들도 다 친절하시답니다^^

 

안산에서 자연주의 출산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병원에 가서 조산사 선생님께 상담 한번 받아보세요~ 고민하고 계신다면 마음이 정리되실 거에요 🙂 인증샷은 감통을 위해 욕조에 있을 때 사진이에요~ 이때까지만 해도 몇 시간 뒤의 일을 알지 못한채 신랑에게 덥다고 부채질 좀 하라고 시키고 즐기고 있었네요ㅎㅎ 길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순산 기운 듬뿍 보내드릴께요! 모두들 순산하세요^^

nonam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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